레이아린 2008. 7. 16. 19:34

지난 월요일,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밥솥을 열었더니-
'아, 밥 해둔거 없었지'

그냥 밥하기도 귀찮고, 문득 '피자'를 먹고 싶다! 라는 강렬한 생각에(-_-;;)

문에 붙어있던 쿠폰북을 들고 책자를 뒤적거리다가 선택한 곳이 '파자에땅'
치킨을 시킬까 하다가-
한 마리를 무슨 수로 혼자 먹어? 라는 생각에 그건 기각
(하루지난 닭은 무슨 수를 써도 맛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기숙사 생활 4년으로 깨달은바ㅠ)

피자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담날 적당히 데워먹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여기 ...' 하고 주소를 말하려는데
문득 든 생각이 번지도 말해야 하나?

약간 어물쩡 거리는 순간 '네?' 라고 되물어 보는 알바생으로 추정되는 목소리

그 짧은 찰나에 생각난거라고는 뭐 배달시킬 때 단 한번도 번지를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
기숙사에 있을 때도 '0대 기숙산데요...' 라고 하고 나중에 전화오면 받으러 나가면 됐었고,
집에 있을 적에도 00동 00맨션 몇 혼데요' 라고 하면 잘 왔는데- 라는 긴 생각-

지난번에 번지수를 잘 못 적어서 집을 못 찾은 택배기사 아저씨를 생각하며-

번지 수를 말하려는데...

오 쉣- 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번지수는 이 모양입니까.
또박또박 말하기에는 처참한 번지수. ㅠㅠㅠㅠㅠ

'001동 228-18번지~'
평소의 페이스대로 말하는데 '너무 빨라서요, 천천히 다시 불러주세요'

어머니 ㅠㅠㅠㅠㅠㅠ

'228-18번지요.'
이너넷 쇼핑 때는 그냥 적으면 되니까 문제 없는 데
전화로 주문하려니 참 발음이... 욕과 흡사해져버려서 이렇게 민망할 때가.. ㅠㅠ

228이 아니라 227이라던지 229가 되었어도!!
18이 아니라 17이나 19만 되었어도!!
이 딴 일은 없었을 거야!!

이 짓을 4번이나 반복하고,
'얼마나 걸리나요?' 라고 하니
'20분이나 그 이상 걸릴거얘요'
'감사합니다.'

나 잘 시킨거 맞아?

앞으로는 전화로 배달 하느니 가서 먹고 오던지 직접 찾아가고 만다. 내가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