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단문묘사 40제(完)

단문묘사 40제- 07. 애완동물(ペット)

레이아린 2008. 8. 16. 19:22
"엄마~"
"안 돼"
아이의 시선 끝에는 제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하얀 고양이가 있다.
엄마의 옷자락을 부여잡은 채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이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버렸다.

--/ 단문묘사 40제 : 65자

집 안에서 길러본 동물은... 누구나 한번 쯤은 길러봤을 것들인가..
금붕어, 열대어, 햄스터, 병아리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 앞에 흔히 파는 병아리-
유난히 동생이 종종 사왔던 것 같다.
뺙뺙뺙뺙 하면서 사람이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엄청난 속도로 쫒아오던 병아리.
보통 학교 앞에 파는 병아리들은 금방 죽는게 일반적인데,
한 병아리 만큼은 흰 털이 날 때까지 집 안에서 뛰어댕겼던 것 같다.

작긴 하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동물이라 무슨 이유로든 눈 앞에서 생명이 스러져가는 것을 보는건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그것이 짧은 시간이지만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녀석이라면..

햄스터는 지들 끼리 싸우다가 한 마리는 눈 실명-
엄지손가락 보다 작던 녀석이 커서 다다닥 뛰어다니는 걸 보는 것도 재밌었고,
탈출했다가 일주일 뒤에 수척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는 녀석도 있었고,
영영 돌아오지 못한 녀석들도 있었다.

결국엔 아는 집에 보내고, 집에 덜렁 남은 햄스터 장과 톱밥, 해바라기씨

금붕어와 열대어는 집에서 어항을 없애면서 자연스럽게 집 안에서 사라졌던 것 같다.

가장 기르고 싶은 동물은 뭐야? 라고 했을 때 1순위는 고양이!!
6년을 다닌 피아노 학원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로 인한 영향일까-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무릎에 앉아 낮잠을 자는 것도 너무 좋았고,
건반 위를 도도하게 걸어다니다든지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곳에 자리잡고 누워 낮잠을 자는 모습
쓰다듬어 주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지는 눈매- 등 까지
새끼 때 부터 완전한 성묘로 자랄 때 까지 보았던 탓인지
그 애정이 집에서 길렀던 동물들 보다 훨씬 큰 것 같다.

하지만- 데리고 온다한 들 유지관리할 능력이 되지 않으므로 패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은, 아파트 아래서 공동으로 기르는 새와 토끼. (이런 친환경적인 아파트ㅋㅋㅋㅋ)
부산으로 옮겨오면서는 못 본지 한참 되었지만 새끼들도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