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하루의 기록

이열치열- 그것은 거짓이다.

레이아린 2008. 7. 9. 01:08
이열치열, 굳이 한자로 풀어서 한 자 한 자 따져보자면

: 써 이
: 더울 열
: 다스릴 치
: 더울 열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별로 생각하지도 관심가지지도 않던 말이다.
갑자기 왜 이 말이 생각난 건 분명 격하게 더워진 지금- 이란게 이유.

원래라면 7월 이맘 때 쯤이면
선풍기를 한 대 끌어안고 뒹굴거리고 있었겠지만,

올해는... 고생을 사서하는 하타케양.
선풍기 한 대 없는 방에서 생 고생중 llorz
(그래도 선풍기 하나 있어야지, 사줄께 라는 엄마의 말에는 격렬한 반대-)
더 이상 짐이 늘어나는 것은 반대다-!! (나중에 이사가게 되면, 그건 또 그거대로 큰 일!!)

아니 이건 둘 째치고, 가장 큰 문제는 뭔가 심상치 않은 더위다.
분명 차가운 물을 받아서 창가에 뒀는데 햇빛을 받아 따뜻해져버린 물! 화분! 방바닥!!
다른건 다 참겠는데, 덥혀진 방바닥만은... ㅠㅠ 오 마이갓!
마치 보일러를 튼 것과 같은 효과의 ... (빨래가 마르기에는 아주 적합한 그런.. 온도.. 습기)
잘 자다가도 '목 말라~ ㅠ' 라며 3시간에 한번씩 일어나 수분 섭취-
(덕분에 입맛 상실, 수면 부족 크로스-!)

하여간, 어제 였나.
강의를 마치고, 기다리던 엘리베이터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배달원 아저씨. ㅠㅠ
(격하게 놀라서 문이 열리는 순간 '왁! 엄마야-' 아, 쪽팔려 ㅠㅠㅠ)
> 어째서 난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항상 놀래는 건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사이로 보이는...
생각만 해도 더워지는 듯한 그 음식. 그 이름하여 삼계탕

누구십니까. 이 더운 날, 그 뜨거운 삼계탕...

그게 화근이었다.
'이열치열'이랬지..라며
시간도 절약할겸 샤워하기 전에 냄비에 물을 받아서 플레이트에 올려두고,
시원~하게 씻고 나온 것 까지는 좋았다.

보글보글- 하다 못해 부글부글~ 뜨거운 김을 내 뿜으며 끓고 있는 물-
'닫아둔 창문 덕에 가뜩이나 좁은 베란다는 열기로 가득-'

생면의 조리법 덕에
이 중으로 더운 물의 김을 정면으로 맞고 샤워한 건 말짱 도루묵 ㅋㅋㅋㅋ
육수를 먼저 만들어 놓고, 면을 끓인 물을 따라내고, 그릇에 담고 보니.. 흑흑 ㅠㅠ
'보는 것 만으로 더워 보여, 먹기 싫어.'
뜨거운 건 잘 만지지도 못하는 덕에 열이 전이 된 그릇을 잡는데도 땀이 삐질ㆀ
쇠 젓가락을 담가둔 덕에 또 한번 땀 삐질ㆀ

먹는 둥 마는 둥 면만 건져먹고, '내가 미쳤었지 ㅠㅠ' 라며 자책 -3-)/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 라기 전에 열로 다스리다 도리어 열을 받아서 식겁했습니다.
주위의 열 까지 모조리 흡수하는 그런 느낌 [후덜덜]

뒤 늦게 이너넷을 찾아보니,
이열치열은 위험한 짓이다 라는 의견도 보이고.... (난 헛 짓 한거군하 ㅠ)

한여름에 뜨거운 계삼탕(삼계탕)으로 땀을 흘리면서 더위를 쫓는 것은 몸 안의 차가운 기운을 덥히고 몸 밖으로는 더위를 물리친다. 란 것은 사전에 있는 말이고,
간단히 말하면 뜨거운걸 먹어서 몸에 찬 기운은 뜨사고, 밖의 더위는 물리친다??

직접 실행해보고 생각해 보니 이건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덧 없는 짓이다. ㅠ
뜨거운 걸 먹으니까 있었는지도 몰랐던 몸의 찬 기운이 뜨거워지고 밖의 더위도 뜨거워진다.가 정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