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7일) 새벽에 늦게 잔 탓에 빠듯한 시간에 기상. T.T
추리한 몰골로 모자 하나 깊게 눌러쓰고, 가족들을 따라나섰다.

4km 는 자시고 1km 걷는 것도 힘들거라는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처음부터 (나에게는)너무 가팔라!!!
같이 출발한 아빠는 초반부터 보이지 않고, 더 늦게 출발한 엄마와 동생은 추월 ^▽T

마음을 비우고, 느긋하게 걸으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고개를 드니까 쨍쨍 비치는 햇빛 사이로 벌써 단풍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정면을 바라보면 이미 보이지 않는 가족들...... llorz
혼자 있는게 불쌍했는지 걸음을 맞춰준 (사진에 보이지 않는)막내.

걷다가 지쳐서 사진 찍을 힘은 물론 말할 힘도 없었던 탓에- 닥치고 걷자!!(ㄳ ^^)
스태프들의 '이제 내리막입니다' 라는 말에 다시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저 아래 다리는 거의 초반에 지나온 곳. 아.. 까마득하다.(라지만 불과 30-40분 거리)

고개를 슥 돌려보면, 쭉쭉 길게 뻗은 나무. (내 다리도 저렇게 길면 좋겠다. ㅠㅠ)

다시 출발!! (헉! 기다려주던 엄마, 동생들은 이미 사라졌다!!)

훨씬 편해진 내리막길에서는 느긋하게 꽃 위에 붙은 벌까지 찍는 센스.
희미하지만 저건 분명 벌!! (찍고 나니 벌이 내 주위를 맴돌아서 급 경직.)

아, 오르막은 길도 계단도 싫구나.

쭉쭉 뻗은 내리막의 계단이지만, 몸을 사리게 되는 구간 ㅋㅋㅋ

우와! 건물 짱 예쁘다! 라며, 들어가서 여기저기 구경한 덕에 종착점에 꼴찌로 도착. 감사)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하산하는 길.
(4인 가족 OX퀴즈에 끝까지 살아남아 베이비그릇세트 획득!)

아직 이 곳은 깨끗하구나. ^▽^)/

1주일에 5일 이상 30분 씩 걷기라는 1530 걷기 운동.

기념품은 비만도 체크가 가능한(!!) 줄자!!!
줄자도 줄자였지만, 사직 찍은거 보고 역시 너무 쪘어! ㅠㅠ 라는 것을 느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샤워하고, 뻗었는데 발바닥이 아파서 일어났다. ㅠㅠ (지못미 발바닥)
발톱이 빠질 것 같은 이런 고통. ㅠ

..... 이래서 집에서 놀면 안되는 거야. ㄱ-
체력은 체력대로 사라지고, 살은 살대로 찌고... ^▽^.... 어쩌지?............
빵빵하게 채워진 배낭과 지도 한 장 그리고 카메라.
환하게 켜져있는 모니터에는 빽빽한 여행정보가 적혀 있었다.
"잉크가 없어"
첫 걸음 부터 삐걱
--/ 단문묘사 40제 : 58자.

여행이라면, 초,중,고등학교 때는 언제나 가족들과 함께 했다면,
대학교 입학을 한 뒤에는 혼자 여기저기 잘 돌아다녔던 것 같다.

서울, 천안, 진주, 대구, 구미...
순수한 여행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 거지만,
그러고 보면, 대학교 입학 후에는
찾아오는 사람을 기다리보다는 찾아가는 사람이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남는자가 움직였다는 것이 정확한 말일까나-)

사실, 기숙사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훌쩍 떠났다는 것이 정확한 말일까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짤방은 작년 12월, 가방 하나, 돌고래인형과 함께 집으로.. -3-)/

열심히 기차를 이용한 덕에 회원포인트로 동대구-서울 ktx 편도 한번,
동대구-마산 (무궁화) 왕복 한 번.

(4년 동안 자주는 아니지만, 학교와 집을 오갈 때 기차를 타고 다닌 결과 물일까나-)




올해는 고시공부에 발에 묶여 거의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분 전환 겸 떠나는 여행은 상당히 즐거운 것 같다.
혼자 보다는 둘이 좋지 않아? 라고 한다면, '여행 '길'에는 둘 보다 혼자가 좋아'랄까.

제법 여러번의 기차를 타면서 옆 자리에 앉았던 수 많은 사람들-
의자에 등 만 닫으면 잔다든지, 신경 쓰지 않고 간식을 까먹는 경우도 있지만  
떡 먹으라며 보따리에서 꼼꼼하게 포장(?)된 떡을 주시는 할머니,
정말 감사하게도 바나나 우유라든지 음료수를 사주시는 분, 과일을 주시는 분.
목적지가 멀 수록 조목조목 길어지는 이야기-

역에 도착하면 인사를 그대로 헤어지는 인연이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제법 로망이지 않은가 ~▽~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해서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지만..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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