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뼛거리며 그녀의 앞에 앉았다.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지요?"

빙긋 웃으며 그녀는 보석처럼 투명한 붉은색의 차를 컵에 따라 나에게로 밀었다.
"차(茶)라는 것은 말이죠, 향과 맛으로 한 번씩 색다른 맛을 두 번 음미할 수 있답니다."
컵을 조심스레 들어 향을 맡아보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석류의 향에 눈을 감았다.
여태 몰랐던 바람의 소리와 풍경의 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고, 산들거리는 바람이 땀에 젖어있던 이마를 두드렸다. 풋- 하는 웃음소리에 눈을 뜨자 그녀가 재밌다는 듯 웃고 있었다.

"식기 전에 마셔요."
차를 한 모금 넘기자 코를 자극하던 향과는 또 다른 향이 입안 가득 맴돌았다.
구닥다리같은 전통이라고만 생각했던 차가 이렇게 좋은 것이었던가.

찻잔을 비우자, 그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는 그녀는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나도 이렇게 행복한 일생을 살 수 있을까.
그녀의 긴 이야기가 끝났을 무렵 하늘엔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젊은 아가씨가 나이 먹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거 힘들었을 텐데 수고했어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자 그녀는 품 속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어 나의 두 손에 안겨주었다.

"어린 잎이랍니다. 아가씨와 닮았지요. 색도, 향도, 맛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좋을 순간이지요."

그녀의 배웅을 뒤 로 한 채 나는 버스에 올랐다.
한 글자 제목 - 이야기 話

으익!!! 난 이야기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건 어디로 가고 있다냐!!
으헝!! 2차에 대비해 글 쓰는 연습을 하라는 걸 빙자해 오늘도 부끄러운 글을 연성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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