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이사를 오고, 정신없이 하루 하루를 보낸 뒤라,
부재자신고기간을 놓치고, '당일날 투표하러 가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4월 9일.
지난 주말에 대구에 다녀온 탓에 생활비가 조금 빠듯해진 덕분에
집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차비를 계산하면-
이번 달은, 제법 힘들게 지낼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지만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나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아침에 떠지지 않는 눈을 힘겹게 뜨고 터미널로 향했다.

이사 오고 보름 이상 TV도 인터넷도 되지 않았던 탓에 지역에 어떤 후보가 있는지도 모르는
내 머리는 '백지'.. 상태, 휴대폰을 통해 하루에 15건 받아보는 주요 뉴스에도 그 쟁점은
대부분이 친박, 한나라당에 관련된 이야기와 범죄이야기뿐-

집에 도착해서 부모님께 물어봤지만,
역시 어른들, 무조건 특정당을 하는게 낫지 않느냐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llOTL 역시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시는 어른들은 인터넷 속의 반응들은 전혀 모르시는 상태
그냥 신문이나 뉴스에서 다루는 기사의 내용만 알 뿐...
의료보험민영화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르시는 것 같다.

....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게 집에 도착한 탓에 투표장에 도착한 시간은 5시 쯤-
비가 와서 인지 지난 대통령선거 때 보다 사람들은 '훨씬' 적었다.
(늦게 간 탓도 있겠지만...)

사람이 거의 없었던 탓에 기다리고 할 것도 없이-
바로 본인확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로 고고-

아는 이름이라곤 한나라당의 1명...  
당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약간의 고민 끝에 나름대로 신중을 기해 투표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투표현장..
퍼센테이지는 절반도 미치지 않은 상황.

투표결과가 다 나오기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기에 집을 나섰지만...
그 씁쓸한 마음이란...

아직 20대 초반인 나이지만.
투표는 올해 대통령선거를 처음으로 4.9총선 역시 투표를 하긴 했지만-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20대 투표율 19%
글을 보니 정치에 대해 모른다는 이야기뿐-
어째서지? 20대면 분명 투표권이 존재하는 '성인'이다.
그리고, 지금 뽑는 사람들은 나를 비롯한 '20대'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혹은 시작하는 데)
가장 치명적으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주게 될 '의원'들.

'뽑을 사람이 없어서 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정치? 몰라도 뉴스나 기사를 통해서도 어렴풋이 알고 있고, 매일 하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다. 적어도 뭐가 나쁘고 좋은것 같다는 판단은 할 수 있다.

며칠전에 친구들을 만났지만, 우리가 한 이야기는 분명 적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누구를 뽑고 안 뽑고 라는 말은 암묵적으로 하지 않았지만(분명 자신의 신념이 있을테니..)
적어도 '투표를 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사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그저 19%의 소수에 포함된다는 현실이 우스울 뿐이다.

아직 사회생활에 한 발 내딛지 못하고 있는 '준비생'이지만..
정말 나라 잘 돌아가고 있구나..

고작 나의 한표가 나라를 좌지우지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이건... 국민의 절반도 안되는 사람들의 생각으로 나라가 돌아가는 게 정말 민주주의 인가??

너무 자기들의 이익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좀 더 미래를 내다보면서 '선택'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미래는 보지도 못 하고 현재의 만족에 급급하는 사람들..

뭐 소수는 지금 그렇듯이 앞으로도 잘 먹고 살겠지.. 만..

역시 이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을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