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행되는 e하루616.
비록 6월 16일 하루를 기록하는 거지만 이것은 제법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만큼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수 많은 기록들을 보존한다는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에 보면 또 새로운 기분이라고 할까..

구경이나 할겸 들어간 e하루616사이트에서 전시관을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9년 6월 지금은 대중들의 관심에서는 사라진 내용들 위주로 되어 있다는 것. ㅋㅋ
그리고, 포털사이트 역시 지금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요즘 다시 축구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당시의 기록을 보니
축구선수나 붉은악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

한가지 아쉬운건 글의 목록들 위주로 캡쳐가 되어있어서 내용을 볼 수 없다는 것!!
분명 당시에는 볼 수 없었다거나 눈치채지 못한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을텐데..!

그에 비해 요즘 게시판을 보면 정부,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당시에도 분명히 있었을 악플이지만, 요즘은 훨씬 더 흔해지고 독해졌다는 사실??!

2009년의 사이트 수집은 꽤나 기대가 된다.
3년 뒤 2012년 6월 2009년에 수집된 사이트 전시관을 보았을 때도 지금처럼 웃을 수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한가지 꼭~~~ 바라는 점은
'휴, 이 때가 좋았는데..' 라는 것 보다 '맞아! 이때 이랬었지!' 라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야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니
항간에 떠돌던 말 처럼 진짜 검색어를 조작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다.
(아니 현재형이니 '있다' 가 정확한 표현일까나 ㅋㅋㅋㅋ)

하여튼 과거의 일을 기록한 뒤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볼 때 쯤이면
'이게 진짜 내가 쓴거야?' 라며 손발이 오그라든다거나(ㅋㅋ) 재밌는 글이 있는 것 같다.

과거의 기록이 담긴 사이트를 보다보니 어쩐지 생각나서 여태 쓴 다이어리들을 찾아 보았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 2009년까지의 다이어리!!
2005년에는 뭘하고 살았는지 기록은 커녕 다이어리 조차 없으니 1년의 기억은 증발?!
(음.. 미니홈에는 남아있을까??)
> 다이어리의 유행도 알 수 있구나.. ㅋㅋㅋ

저기서 내용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제대로 적힌 다이어리는 한 손에 꼽지만,
중학교 때 쓰던 다이어리를 읽어보면 그냥 '빵' 터지는 내용이 수두룩 하다.

단기친구(?) 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이름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는가 하면,
기억저편에 있다가 글을 보는 순간 생각나는 에피소드까지..!!

뭐니뭐니 해도 가장 재밌는건 글씨체의 변화랄까... (후후후 )

지금 적는 다이어리는 특별한 날을 빼면 0.3의 검정펜으로 일관성있게 적고 있지만
중학교 때는 알록달록에 목숨을 걸었는지 초록색 파란색 주황색 등등 검은색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나름대로 신경써서 적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면 전형적인 어린이 글씨. ㅋㅋㅋㅋ

고등학교 다이어리를 보다보면 수능에 대한 압박이 꽤나 컸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가볍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컿ㆀ

대학교 입학 후에 적은 글을 보면, 점점 궤도를 달리하는 자신을 볼 수 있달까...
알바 실컷 하고, 한 순간에 모은돈 다 쓰기의 절정을 보이고 있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조금 심각해진 이야기를 덧붙여..
과거를 그린다는 말은 지금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런다고 하는데...

조금은 그런 것도 같다.

'학생일 때가 좋았어, 지금의 나는 너무 무능력해..'라며 자책을 하는 일이 많아 졌기 때문일라나.... 음....

주변의 기대치가 높으면 높을 수록 더더욱 힘들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히히


...
..
.

그런데................

....짧게는 1년 뒤, 길게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라도 이 글을 보고
'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 글!!!' 이라며 빵 터질 것 같다고 확신되는 이유는....

......아! 알 것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적었던 글인데 너무 심각해졌구나!! ㅠㅠ
게다가 시간도 새벽 4시!! 사람이 가장 감성적(?)으로 변할 시간이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ㅠ
2008년 6월 16일 월요일, 날씨 제법 선선

e하루616에 오늘 하루를 수집할 겸 블로그를 만든 이후로 처음으로 하루의 기록다운 기록을 해본다.
하루의 기록이라기 보다는 오늘까지의 기억나는 하루하루의 기록을 종합한 것이랄까.

2008년 2월 20일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진작에 준비를 하지 않아 엄마, 아빠까지 번거롭고 신경을 쓰이게 하길 몇 차례.
처음으로 구했던 집은 나의 싫다는 의견을 알아채지 못한 아빠, 엄마로 인해 우울해하다가
결국은 '다른 집을 구해보자' 라고 하여 그 뒤로도 두, 세번은 더 여기저기 집을 알아봐야 했고, 대학교 입학철과 겹치는 바람에 그 고생은 더욱 배가 되어버렸다.

애초에 생각했던 대로 서울로 갔더라면,
이렇게 몇 번에 걸쳐 집을 구하러 다니기도 힘들었을 거란 생각에 겨울방학을 하고나서 바로 구했으면 원래 계획했던 서울로 갈 수 있었을까? 라는 뒤 늦은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부모님께 온갖 민폐를 다 끼치며 3월 3일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짐을 챙겨 이사를 오게되었다.
그리고 첫날, 밤 늦게까지 있었던 엄마, 아빠가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아 침대에 누웠을 때의 고요함이 그렇게나 싫을 수가 없었다.
30분 전만 해도 시끌시끌 엄마와 아빠가 있었는데....
괜스레 잠을 설치고, 집에 도착했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뒤에나 잠을 들 수 있었다.

역시 낮선 곳이었을 까 자동적으로 7시에 떠지는 눈.
그렇게 2~3일 가량 몇 시에 자더라도 7시 쯤 떠지는 눈에 맞추어 하루 계획표를 짰다.
그렇게 4월 4일 까지 별 문제 없이 하루하루를 생활해오다가 문제의 4월 5일.

졸업을 하고 처음 친구들을 만나러 대구로 올라가게 되었다.
날씨가 조금 따뜻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온 내게 신발은 운동화 하나, 부츠 하나.
입은 옷과 운동화는 절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부츠를 신을 수 밖에 없었다.
40분가량을 지하철을 타고, 표를 끊고, 기차를 타고 오랫만에 내린 대구역.
혼자 놀 때는 그렇게 안 가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다시 기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도착하니 오후 9시 가량..
다음 날,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젠장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단순하게 '어제 너무 놀았나 보다' 라는 생각에 하루를 '푹' 쉬어버렸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도 다음날도 마찬가지..
그렇게 4월 9일이 되었고 투표를 하기 위해 한달여 만에 집으로 갔다.
투표를 하고, 저녁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왔지만 가슴 속이 뻥 뚫린 사라져버린 의지.

그 다음주도 다다음주도 의욕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중에는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알게된 경악에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정부의 모습에
그저 뭔가에 홀린 듯 컴퓨터만 끊임없이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안되겠다! 싶어서 2006년 부터 취미로 하던 홈페이지 제작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슬슬 페이스 이상으로 무리한 인터넷을 한 탓에 의욕이 돌아오고 있다.

닫혀있는 싸이월드 일촌평에 글을 남겨준 1년 전 한달간의 짧은 인연으로 만났던
영동중학교 3학년 3반의 몇몇 아이들이 남겨준 글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기도 했고..!!
(고작 한달 이었을 뿐인데 아직 기억해주고 있는 것도 고맙고 짧은 기간 경험했던 '선생님'이라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너무나 멋진 직업이었다.)

이상하게도 '전공에 관한 영역을 제외한 모든것'은 비정상적으로 오래 유지하다보면 어느날 찾아오는 '하기싫어 라는 변덕'
이번에도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6월 6일 부터 찾아온 급격하게 사그라드는 컴퓨터에 관한 관심. (어쩌면 갈 때까지 가버린 한국의 모습에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뉴스에 대한 현실회피인지도 모르겠다.)

내년 이맘 때에는 진짜 '선생님' 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내가 되어있었으면 좋겠다.
오랫만에 티스토리에서 로그인하면서 눈에 띈 e하루616 캠페인
6월 16일, 내가 담은 하루.

비슷한걸로 타임캡슐 같은건 해본적이 있는데 새삼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므로
한번 동참해 볼까 생각중이다.
음. 까먹지만 않는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게 되겠지만 ;ㅁ;)/
워낙 불안정한 생활 탓에 그 날 하루만 잊고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자신 (슬프다 ㅠ)

잊지 않게 요렇게 적어둬야지.

역시 수집대장 1순위는 개인홈 :D

과거의 웹 사이트를 보여주는 사이트에서 예전에 운영하던
유엔 팬페이지의 주소를 적었을 때 나오던 그 화면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다.
(2001년 초기에 운영하던 홈페이지의 자료는 이미 소실되어 버렸지만 하드 어딘가 압축되어 잠자고 있을 페이지들이 웹에서 사라지지 않고 아직 그 자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두서없이 올린 탓에 머릿속에서 가볍게 지워지거나 의도적인 것이든 실수를 했든 '삭제'라는 버튼 하나면 백업한 자료가 없다면 복구할 수 없는 웹의 기록.

웹에 입문해서 7년 반 이상 여러개의 홈페이지를 거치며 지내왔다.
http://eharu616.org/ 라는 웹 사이트가 존재하는 한 기록을 수집해 놓으면
미래의 6월 16일
과거의 6월 16일의 하루와 느낌을 간직할 수 있겠지 :D 라는 작은 소망으로 남은 5일을 작게 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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