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플래시 처럼 터지는 번개와 뒤 이어 들려오는 천둥에 놀란 심장이 두근거렸다.
째깍째깍.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바라본 시계 속의 초침이 유난히도 느리다.
'10분만 기다려. 금방 다녀올께.' 라던 그는 나타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천둥소리에 몸을 떤 여자가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작게 웅크렸다.
하나. 둘. 셋..
후두둑하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숫자를 세던 것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섰다.
번쩍 하는 빛이 생겨난 순간 캄캄한 하늘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우산.. 가져가지 않았는데..."

"미안! 많이 기다렸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들어오자 마자 비가 쏟아지더라."

한 글자 제목 .// 때 時

그래요. 오랫만에 비를 맞아서 이러는 거예요. 평소에는 절대 빼먹고 다니지 않는 우산이었는데..
이틀 전이었나? 9시가 넘은 시간에 배고파!!!!! 라며 신나게 감자튀김 사먹으러 나갔다가 망했어요.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고 감자튀김을 튀길 때도 멀쩡하더니 봉투 안고 나갔는데 비가...ㅋㅋㅋ
한 두방울 씩 내리길래 발걸음을 빨리 놀렸는데.....갑자기 굵어지는 빗줄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류ㅠㅠㅠㅠㅠㅠㅠ!!! 내 감자튀김!!! 하며 슬리퍼 신고 발바닥에 땀띠나게 뛰었다가 물 울덩이를 세차게 밟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바지여서 옷은 안 젖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찝찝한 내 다리는 누가 책임지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 싫은건 방에 들어오니까 비가 그쳐서 눈물이.... 더러운 날씨. 더러운 타이밍 ㅠㅠ

그래도 감자튀김은 멀쩡해서 다행이야. 집에 내려가기 전에 쿠폰 10장 모으는건 망한 것 같지만...
맛있으니 아무래도 좋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