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면 나타날까 내일이면 나타날까.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칠 법도 하건만 전혀 그런 기색이 없이 하염없이 한 곳만 바라보고 있다.
'지성至誠 이면 감천感天 이다.'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하지만 오늘도 대답없는 하늘에 사무친 원망만이 가슴에 어린다.
'사실은 많이 지쳤어.'
무엇이든 좋아. 더 이상의 괴로움은 사절이다. 아이가 샐쭉 웃으며 돌아섰다.

한 글자 제목 5제 .// 나타날 現

으으.. 중2돋네.
카메라 플래시 처럼 터지는 번개와 뒤 이어 들려오는 천둥에 놀란 심장이 두근거렸다.
째깍째깍.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바라본 시계 속의 초침이 유난히도 느리다.
'10분만 기다려. 금방 다녀올께.' 라던 그는 나타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천둥소리에 몸을 떤 여자가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작게 웅크렸다.
하나. 둘. 셋..
후두둑하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숫자를 세던 것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섰다.
번쩍 하는 빛이 생겨난 순간 캄캄한 하늘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우산.. 가져가지 않았는데..."

"미안! 많이 기다렸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들어오자 마자 비가 쏟아지더라."

한 글자 제목 .// 때 時

그래요. 오랫만에 비를 맞아서 이러는 거예요. 평소에는 절대 빼먹고 다니지 않는 우산이었는데..
이틀 전이었나? 9시가 넘은 시간에 배고파!!!!! 라며 신나게 감자튀김 사먹으러 나갔다가 망했어요.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고 감자튀김을 튀길 때도 멀쩡하더니 봉투 안고 나갔는데 비가...ㅋㅋㅋ
한 두방울 씩 내리길래 발걸음을 빨리 놀렸는데.....갑자기 굵어지는 빗줄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류ㅠㅠㅠㅠㅠㅠㅠ!!! 내 감자튀김!!! 하며 슬리퍼 신고 발바닥에 땀띠나게 뛰었다가 물 울덩이를 세차게 밟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바지여서 옷은 안 젖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찝찝한 내 다리는 누가 책임지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 싫은건 방에 들어오니까 비가 그쳐서 눈물이.... 더러운 날씨. 더러운 타이밍 ㅠㅠ

그래도 감자튀김은 멀쩡해서 다행이야. 집에 내려가기 전에 쿠폰 10장 모으는건 망한 것 같지만...
맛있으니 아무래도 좋아.
시끄럽게 울려오는 알람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창 밖으로 비치는 햇살이 원망스럽다.
10분도 채 자지 않은 것 같은데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느릿느릿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입고 거울 앞에 섰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마지막으로 웃은게 언제더라. 대강 빗질을 끝내고 가방을 맸다.
"다녀올께."
아무도 듣는 이 없이 빈 방 위로 남은 목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한 글자 제목. // 홀로 独

점점 한자와 내용은 관계가 없어지는 것 같지만 착각입니다. 애초에 관계 같은게 없었어요.
혼자 있으면 느는건 혼잣말 아닌가요?

사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는 누가 있건 없건 자동으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저의 습관입니다.

요즘 피곤에 쩔어사는데 미칠 것 같아요. 아무리 잠을 자도 잠이 쓰러지질 않아.
그래서인지 컨디션이 더럽습니다. ㅠㅠ 빗소리를 들으며 기분을 삭히고 있습니다.
닿으려해도 닿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주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 무엇보다 멀다.
마주쳤다고 생각했지만 그네들은 우리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너를 알게 된지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다.
수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여전히 뚫지 못하는 슬프디 슬픈 벽이 존재한다.
그 사이는 억겁의 시간이 지난다 한들 결코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한다 지껄여도 단방향으로 흐르는 그것이 너와 나의 거리.

한 글자 제목. // 사이 間

그래도 애정이 흘러넘쳐서 어쩔 줄 모르는 쵱캐는 쵱캐 입니다. ^ㅁ^

으으... 김스기 목소리 듣고 싶어....
근데 지금 들으면 안 될것 같아. 내일은 일찍 일어 나야 하잖아?
흐릿하던 시야가 트이자 보인 것은 흩날리는 꽃잎이었다.
색색 별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 앞을 어지럽히는 꽃잎을 낚아채보았다.
손을 펼쳐 보았지만 손 아래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스산한 느낌에 고개를 다시 든 눈에는 황량함이 가득했다.

-이 곳을 무엇으로 가득 채울지는 그대의 손 끝에 달렸습니다.
당신은 이 곳의 창조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나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나의 꿈이 이 곳에서 완성된다.

한 글자 제목  꿈 夢

꿈은 꿈일 뿐. 나도 잘 때 꿈을 꾸고 싶다.
마지막으로 꿈을 꾼게 언제더라? 집에 있을 때는 허구한 날 꾸던 꿈이었는데...
요즘은 내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어.
눈을 뜨면 컴퓨터도 절전모드고 휴대폰도 열려있지.. 그리고... 아침이야.............................
내가 불은 언제 끄고 침대에 언제 누웠지?

내 하루는 36시간이라거나..... 그런건가?
하루는 10시간 자고 하루는 3시간 자는 나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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